오늘은 낯설었던 나의 첫 해외여행 이야기에 대해서 남겨볼예정이다.
1. 출국 전날 밤, 기대와 두려움이 뒤섞인 마음
첫 해외여행의 기억은 마치 오래된 사진처럼 선명하다. 내가 처음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목적지는 일본 오사카였다. 가까운 나라였지만, 내게는 ‘해외’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설렘이 모든 것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출국 전날 밤, 가방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가져가야 할 것들은 다 챙긴 것 같은데도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여권은 제일 앞주머니에, 환전한 엔화는 지퍼 안쪽에 넣고도 수시로 확인했다.
출발을 앞두고 주변 사람들은 다들 "가까운 일본이니까 편할 거야", "별일 없을 거야"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리 간단한 기분이 아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국경을 넘는다는 사실은 나를 괜히 긴장하게 했다. 외국어를 잘하지도 못했고, 해외에 대한 경험도 없었기에 ‘길을 잃으면 어떡하지?’, ‘말이 안 통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지금껏 살아온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완전히 낯선 환경으로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은 짜릿한 기대감을 줬다. 그렇게 설렘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여권에 첫 입국 도장을 받은 순간부터 진짜 여행이 시작됐다.
2. 오사카의 골목에서 길을 잃고, 마음을 찾다
도착한 오사카는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첫날, 숙소에 짐을 풀고 난 뒤 곧장 거리로 나섰다. 계획은 ‘도톤보리에서 저녁을 먹고 유니버설 시티까지 산책’이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일본어 간판은 해석되지 않았고, 구글 지도는 도심 속 미로 같은 골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나는 길을 잃었다. 낯선 밤거리,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 그리고 혼자라는 사실이 순간적으로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근처의 작은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에서 따뜻한 조명을 본 나는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들어갔다. 일본어를 거의 하지 못했지만, 젊은 점원이 웃으며 영어로 메뉴를 설명해줬다. 낯선 도시에서의 따뜻한 미소는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었다.
그곳에서 먹었던 간장 소스에 구운 닭꼬치, 따끈한 우동, 그리고 차가운 생맥주는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음식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공간이 나에게 주었던 환대와 안도감 때문일 것이다. 처음엔 낯설고 두려웠던 외국이라는 곳이, 조금씩 인간적인 온도를 가진 장소로 다가왔다.
그날 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더 많은 길을 잃고, 그만큼 더 많은 것을 경험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잃지 않았다면, 그 이자카야의 따뜻함도 몰랐을 테니까.
3. 낯선 곳에서의 나는 더 용감했다
여행이 끝날 무렵, 나는 분명히 조금 달라져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처음 공기를 마셨을 때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오히려 아쉬움과 여운이 가득했다. 오사카성과 나라 공원, 유니버설 스튜디오처럼 유명한 관광지도 좋았지만, 진짜 기억에 남는 건 혼자서 느꼈던 소소한 순간들이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계산하며 어색하게 “아리가또”라고 말했을 때, 역 플랫폼에서 표를 잃어버려 직원에게 손짓 발짓으로 설명했던 일, 번화가의 작은 서점에서 일본어 책을 하나 사 들고 나왔던 시간들. 그런 소소한 순간들이 쌓여 나의 첫 해외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들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 창밖으로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여행이란 결국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해주는 시간’이라는 것. 내가 생각보다 낯선 상황에 잘 적응하고, 예상치 못한 일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낯선 곳의 나는 생각보다 용감했고, 생각보다 자유로웠다.
그리고 그 여행 이후, 나는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었다. “어디든 갈 수 있겠구나.”
💬 마무리하며
나의 첫 해외여행은 단순히 외국 땅을 밟아본 경험이 아니라,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킨 계기’였다. 여행은 그 자체로도 소중하지만, 그 안에서 내가 느끼고 변화한 감정들이 더 깊은 의미를 만든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만약 아직 첫 해외여행을 떠나보지 않았다면, 망설이지 말고 떠나보라고 말하고 싶다. 어쩌면, 그 낯선 도시 어딘가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만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