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혼자 떠난 여행에서 배운 것들 에 대해서 남겨볼 예정이다.
1. 혼자라는 이유로 미뤄왔던 여행, 결국 떠났다
여행은 언제나 ‘함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떠나는 수학여행, 가족과 함께한 가족여행. 늘 누군가와 같이 있어야 여행의 재미가 완성된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함께할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조차 지쳐버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꼭 누군가와 가야 하지? 지금 내가 가고 싶다면 혼자서도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내 인생 첫 혼자 떠나는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강릉이었다. 서울에서 비교적 가까우면서도 바다를 품은 도시. 적당한 거리와 낯설지 않은 느낌이 첫 혼자 여행지로는 딱이었다. 짐을 간단히 꾸리고, 계획도 최소한으로 세웠다. 여느 때 같으면 시간별 동선, 맛집 리스트, SNS 사진 명소까지 꼼꼼히 챙겼겠지만, 이번엔 그냥 발길 닿는 대로 다녀보자고 마음먹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만의 선택으로 채워진 여행이었고, 그 생각만으로도 이미 자유로웠다.
기차 안에서 혼자 창밖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혼자서도 충분히 괜찮다’는 감정을 느꼈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그냥 조용히 생각할 수 있다는 여유가 나를 편안하게 했다. 그렇게 나는 혼자만의 여정을 시작했다.
2. 낯선 도시에서 마주한 고요한 외로움
혼자 떠나는 여행이 늘 자유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 걷던 강릉의 골목, 유명한 안목해변을 바라보던 순간,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가족 혹은 친구와 함께였기에 갑자기 '나만 혼자’라는 사실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
처음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식당에 들어가서 “혼자요”라고 말할 때의 어색함, 해 질 무렵 바닷가를 혼자 걷다 만난 커플들을 볼 때의
어쩔 수 없는 고독감이 마음 한구석을 콕 찔렀다.
숙소에 돌아와 조용한 방에 누워 있으니, 여러 생각이 몰려왔다. ‘나는 왜 여기에 혼자 있을까’, ‘괜히 왔나’, ‘누군가와 이 시간을 나눴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외로움은 그런 순간에 예상치 못하게 스며든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감정에 오래 머무르다 보니 이상한 편안함이 생겼다.
외로움은 내가 피하고 싶었던 감정이었지만, 결국은 그 감정을 마주함으로써 비로소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혼자서 조용히 감정을
들여다보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솔직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깊어진 밤, 외로움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때로는 조용히 나를 정리하고, 마음을 비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3. 혼자 여행하면서 진짜 나를 배우다
강릉에서의 며칠은 짧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다. 책 한 권을 들고 커피숍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정동진에 가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했다. 누군가와의 대화 없이 보내는 시간이 이렇게 충만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무엇보다도 혼자 여행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명확히 알게 되었다. 예전엔 선택 하나도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함께 결정하는 데 익숙했지만, 이번엔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해야 했다. 메뉴 하나를 고르는 데에도 내 입맛에 집중했고, 어디를 갈지, 언제쯤 돌아갈지 모두 내가 주체가 되어야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 취향, 내 리듬, 나의 성향이 드러났다.
혼자 여행하면 불편한 점도 많다. 캐리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을 수도 있고, 사진을 찍을 사람이 없어 어정쩡한 셀카를 남기게 될 수도있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 속에서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씩 자라났다.
그 이후, 나는 누군가와의 여행도 여전히 좋아하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는 선택지도 나의 삶에서 당연한 것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누가 같이 갈 사람 없으면 어쩌지?’가 아니라, ‘혼자라도 다녀오면 되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 혼자 떠나는 여행을 망설이는 당신에게
혼자 떠나는 여행은 때때로 외롭고, 불편하고, 낯설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 속에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시간이기도 하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혼자 걸어보는 그 길은, 새로운 세상을 보는 눈뿐 아니라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야도 넓혀준다.
혹시 지금, 혼자라는 이유로 여행을 미루고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혼자라서 더 특별한 여행도 있다. 그리고 그 여행은 결국 당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